피네스피처의 생명줄은 제구와 완급조절이다. 제구가 흔들리면 장타를 허용하게 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15일 뉴욕주 버펄로 샐런필드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이 지구 라이벌전에서 6이닝 동안 시즌 최다 4개의 볼넷과 홈런 2개로 3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은 3.43으로 올라갔다. 삼진은 3개에 불과했다. 볼넷:삼진 비율이 4:3으로 역전되는 류현진답지 않은 투구내용이었다. 매우 보기드문 장면이다. 볼넷 4개는 2019년 LA 다저스 시절 9월5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4.1이닝 동안 내준 볼넷 4개 이후 최다다. 당시 삼진은 5개를 빼앗았다.

토론토 전담방송 스포츠네트 팻 태블러 해설자는 2회 2개의 볼넷을 허용하자 “지난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1회에만 3실점한 게 전부였다. 오늘 양키스전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을 찾지 못하고 여기 저기로 볼을 던지고 있다”면서 “류현진이 그동안 보여준 커맨드가 아니다”며 제구 실종을 언급했다.

그러나 볼넷 4개에도 류현진의 관록은 빛났다. 솔로 홈런 2개와 적시 2루타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팀이 이길 수 있는 발판까지는 마련했다. 6이닝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다. 13경기에서 6이닝 이상 피칭은 7차례로 팀내 최다. 그러나 아쉽게도 불펜투수들의 난조로 5-3, 리드를 안고 물러난 상황에서 7,8회 잇단 실점으로 5-6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양키스 선발 조던 몽고메리는 5.1이닝 5안타 4볼넷 4삼진 5실점(4자책점)했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은 9회 등판해 3타자를 처리하고 1점 차를 지키며 시즌 13세이브째를 작성했다.

이날 볼넷 외의 문제는 역시 장타였다. 개막전에서 홈런을 뽑아 류현진의 승리를 가로 막았던 양키스 포수 개리 산체스는 2회 선두타자로 나서 90마일(145km)의 포심 패스트볼을 좌측 펜스로 넘겼다. 4회에는 8번 타자 루키 크리스 기텐스가 생애 첫 홈런을 ‘노 다우터(No doubter)’로 좌중간 스탠드에 꽂았다. 역시 88마일(142km)의 포심이었다. 14타수 만에 터진 기텐스의 MLB 첫 안타이자 홈런이다. 산체스는 6회에도 좌익선상 2루타로 2타점째를 올렸다.

스포츠네트 벅 마르티네스 캐스터는 “류현진의 11번째 홈런이다. 지난해는 12경기에서 단 6개의 홈런만을 허용했다”며 올해 유난히 장타 허용이 많은 점을 지적했다. 11개의 홈런을 모두 우타자들이 뽑았다.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이 좌완 류현진을 맞아 우타자 라인업을 배치한 게 맞아 떨어졌다. 이른바 매치업이다.

그런 점에서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의 7회 구원투수 앤서니 카스트로의 기용은 아쉽다. 6회까지 류현진은 92개(스트라이크 58)의 볼을 던졌다. 7회 선두타자가 베테랑 좌타자 브렛 가드너였다. 보통 감독들은 투구수가 과다하지 않을 때 다음 이닝의 선두타자를 고려해 선발을 곧바로 교체하지 않고 상대의 움직임을 본다. 투구수를 고려하면 류현진은 가드너를 상대하는 매치업으로 피칭을 마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불펜투수도 좌완-좌타자 매치업이 통상적이다. 결과론이지만 우완 카스트로는 올시즌 1개의 홈런만 기록중인 가드너에게 추격의 다리를 놓는 홈런을 허용했다. 2루타와 볼넷으로 5-5 동점까지 내줘 패전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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