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기록적인 폭염,  태평양서 산란위해 컬럼비아강 도달 고온의 물속 생존 위기

[생·각·뉴·스]


"사람으로 치면 38도 넘는 날씨에 마라톤 연상"
상처투성이 몸 '불타는 빌딩' 탈출하려 안간힘
가주 가뭄 기생충 번식 치어 수십만마리 떼죽음

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컬럼비아강의 연어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고온의 물에 노출되는 위기에 처했다. 특히 연어들이 뜨거워진 물속에서 익어가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7일 미국 환경보호단체인 컬럼비아리버키퍼가 공개한 영상을 바탕으로 태평양에서 컬럼비아강으로 산란을 위해 거슬러 올라온 연어들이 온몸에 상처투성인 채로 힘겹게 헤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어들의 몸에 난 상처는 스트레스와 물속 열기로 인한 것이다.

영상을 촬영한 단체의 브렛 밴던호이벌은 “‘불타는 빌딩’에서 탈출하기 위해 연어들이 원래 다니던 길을 바꿔 컬럼비아강 지류인 리틀화이트살먼강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라고 설명했다.

컬럼비아리버키퍼는 28일 유튜브 채널에 ‘뜨거운 물로 인해 죽어가는 연어’라는 제목으로 지난 16일에 물속에서 촬영한 영상을 게재했다. 연어들의 몸 곳곳은 상처로 문드러져 있다. 심지어 일부는 열기에 그대로 벗겨진 살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뜨거운 물 속에서 힘겹게 겨우겨우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다.

연어들은 산란은커녕 생존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로 보인다. 붉은 건선과 흰곰팡이병 등 질병이나 화상의 위험으로 숨질 가능성도 크다.

촬영이 이뤄진 당시 수온은 섭씨 21도를 넘었다. 미국 수질오염방지법에 따르면 컬럼비아강의 수온은 20도를 넘으면 안 된다. 특히 연어는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치명적이다.

밴더호이벌은 “사람이 섭씨 38도가 넘는 날씨에 마라톤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차이가 있다면 연어에게 이 상황은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에겐 선택의 자유가 없다. 살아남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직 수온 상승의 여파로 연어가 얼마나 죽을지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두 달가량은 수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죽는 연어의 개체 수도 증가할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 클라매스 강에서는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기생충이 번식해 새끼 연어 수십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새크라멘토강에서도 치누크 연어 치어들이 이상 고온 때문에 거의 전부 폐사할 위기에 처했다. 연어 치어들이 죽게 되면 전체 개체 수에 영향을 주고 낚시 기간도 짧아지면서 캘리포니아에만 14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게다가 연어 가격도 치솟아 물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밴더호이벌은 “동물들이 이렇게 부자연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건 정말 마음이 아프다”면서 “더 최악인 건 그 원인을 생각했을 때 인간이 야기한 문제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