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월드컵 亞 2차 예선 싱가포르전
두 번째 A매치서 데뷔골… '최고령 2위'
어시스트 3개 기록.연계 플레이도 만점
유럽파 공격진 사이에서 존재감 뽐내
대표팀 편해져… 잘하는 플레이할 것
"이제 편해졌다."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주민규(34ㄱ울산HD)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지난 6일 싱가포르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소감을 밝혔다.
주민규는 전반 20분 김진수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득점했다. 주민규는 34세 54일의 나이로 A매치에서 처음 득점하며 지난 1950년 홍콩과의 친선경기에서 고 김용식(39세 274일)에 이어 A매치 최고령 데뷔골 2위에 올랐다. 이밖에도 어시스트도 3개나 기록하며 7-0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3월 첫 발탁에 이어 두 번째 소집에서 골까지 기록하며 대표팀 내에서 존재감을 키워 가는 모습이다.
주민규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가족은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기 때문에 나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한을 풀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그냥 늦게 발탁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늦게 핀 꽃이 아름답다고 얘기해준 분들 덕분에 더 오래 버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다.
두 번째 소집인 만큼 유럽파가 즐비한 공격진 사이에 무난하게 녹아들었다. 왼쪽의 손흥민(토트넘), 오른쪽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어시스트했고, 미드필더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05)과 연계 플레이도 좋았다. K리거로는 홀로 공격진에 선발 출전한 주민규는 국내 최고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지켰다.
주민규는 "3월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 더 편해졌다는 것이다. 처음 들어갈 땐 긴장했고 어색했다. 부담도 있었다. 이번엔 소통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덕분에 경기장에서도 좋은 모습이 나온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주민규는 정통 스트라이커로 11일 중국전도 선발 카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2년 후 월드컵 시즌이 되면 36세가 되는 주민규는 "월드컵 꿈은 꾸지 않는다. 당장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해야 다음이 있다. 하나씩 풀어나갈 생각"이라면서 "다음 A매치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 골을 넣었으니 부담도 사라졌다. 중국전에서 내가 잘하는 플레이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