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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석의 동서남북

수필가, 목사

  • 제갈량의 신통력

     서기 208년 유비와 손권이 이끄는 연합군은 자신들보다 수가 훨씬 많은 조조의 대군과 양쯔강 남안의 적벽에서 맞닥뜨립니다. 이처럼 숫자에서 열세했던 연합군의 책사 제갈량은 다음과 같은 전술을 세웠습니다. 그것은 동짓날부터 3일 동안 거센 남동풍을 빌려 오겠으니 그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었습니다. 거센 남동풍이 불어올 때 화공으로 적군을 물리치겠다는 전술이었지만 이때 까지만 해도 꼭 필요한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고 있었습니다. 제갈량이 목욕재계하고 밤낮으로 기도를 드린 지 사흘 만에 거짓말같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 조조의 대군은 적벽대전에서 연합군에게 크게 패하게 됩니다. 이때 설마 하면서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은 제갈량의 신통력에 대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갈량이 신통력을 가졌다기보다는 매년 그 무렵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는 한 노인을 통해서 동짓날 전후에 미꾸라지가 물 위로 부지런히 들락거리면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있던 지식에 지혜를 더해서 이러한 전략을 세울 수 있었고 그 결과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배운 것이 많아서 지식이 있다 할지라도 경험이 부족하면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경험만 강조하다 보면 고집으로 변질될 수 있기에 지식과 경험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서 귀한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유대인들의 지혜서 탈무드에 보면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제갈량이 무슨 대단한 신통력이라도 갖고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지 구름과 천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기상상황을 예측하면서 지혜롭게 전쟁에 활용할 수 있었을 뿐입니다.


  • 절망 중에도 희망을

     런던에 사는 한 남자는 43세에 시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그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와 아들도 세상을 떠나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거기에다 그를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감금되면서 자유도 잃어버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처럼 한순간 모든 것을 잃은 모습을 보고는 그가 실의에 빠져서 탄식하다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찾아오는 절망적인 환경을 이기고 불후의 명작을 저술하게 됩니다. 근대 인류문화의 찬가로 불리는 가장 위대한 서사시로 인정받는 실낙원을 쓰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는 바로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도 절대로 굴하지 않았던 '존 밀턴'입니다. 그는 확신에 찬 삶의 자세를 이와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말 비참한 일은 앞을 못 보게 된 것이 아니라 앞을 못 보는 환경을 이겨낼 수 없다고 말하면서 주저앉는 것이다."  인생에게 있는 절망이란 삶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체념하도록 만듭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러한 절망에 빠질 때 체념하는 것에 쉽게 길들여진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 속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희망인 것처럼 절망스러운 인생길에도 희망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생명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황량한 겨울이 계속된다 할지라도 반드시 봄은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시각과 청각의 중복 장애를 앓던 헬렌 켈러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존 밀턴의 삶에서 보는 것처럼 절망적인 환경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에 찾아오는 고통이 고통으로만 끝난다면 인생길에 내일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절망적인 현실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생이 더없이 귀한 것입니다.  


  • 약점은 결코 약점이 아니다

     어느 마을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남들보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늘 놀림을 당하곤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소년의 부모는 어린 나이에 있던 그를 강제로 사관학교에 보냈습니다. 그는 사관학교를 졸업하였지만 이와 같은 신체적인 핸디캡으로 인해서 장교로 임관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누구를 원망하거나 자신의 육체적 결함을 비관하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조용히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당시 미국에는 남북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그는 당시 장교가 더 필요하게 되자 스스로 지원하였고 북군의 장교로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도 상관이나 부하들로부터 제대로 장교 대우를 받지 못했지만 불평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와 같은 그의 성실한 모습은 드디어 많은 사람에게서 존경과 신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미국 최초의 육군 대장이라는 명예로운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 소년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는데 바로 18대 대통령인 율리시스 그랜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점에 대해서 비관하는 가운데 이로 인해서 스스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자신에게 어떠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도 다른 종류의 결점이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스스로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는 결함을 이겨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향한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때 그 어떤 결함도 결코 인생에 걸림돌이 될 수 없습니다. 이에 괴테는 "최고의 행복이란 나의 결함을 살펴 바르게 잡는 일이다"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약점이란 그것을 바라보는 많은 선택 가운데 하나일 따름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약점은 스스로 약점이라 생각하기 전에는 결코 약점일 수 없습니다. 누구든지 약점이라는 선택을 하기 전까지는 그 어떤 약점도 약점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꿀벌의 정신

    벌집은 육각형의 구조가 모여져서 만들어집니다. 벌집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꿀벌들은 우리 사회와 비슷하게 공동체를 이루며 산다고 합니다. 꿀을 모아 오는 것은 물론 정찰을 하거나 일을 하는 벌들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꿀벌 외에도 정찰 벌 일벌 등이 분업을 해서 함께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정찰 벌을 따로 뽑아 미리 꽃밭을 찾아내는데 벌집과 꽃밭을 빈번하게 왕래하여 확실한 비행노선을 알아둠으로서 동료들의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꿀을 모으는 꿀벌은 0.5kg의 꿀을 채취하기 위해 6만 송이의 꽃을 찾아다닌다고 합니다. 한 송이 꽃에서 보통 60번씩 꿀을 빨아들이니 360만 번의 반복된 작업을 거쳐서 0.5kg의 꿀을 만들어 나르는 것입니다. 일벌 또한 집을 떠나지 않고 벌집의 잡다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일벌은 벌집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 날갯짓 바람을 일으켜서 에어컨 역할을 하는 일을 감당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꿀벌의 공동체 정신을 통해서 삶에 적지 않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강력한 지도자의 리더십보다는 서로 섬기고 돕는 일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꿀벌과 같이 합력하는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 사회와 나라는 그만큼 건강해진다는 말입니다.  리더가 있으면 구성원이 있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땅에 오직 리더들만 존재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그만큼 삭막하고 황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리더나 구성원 모두에게 있어서 진정한 공동체 정신은 사회를 움직이는 톱니바퀴와 같습니다. 누군가가 이룬 수고와 희생, 현명하고 올바른 판단으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가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딕 버메일은 이렇게 말합니다. "조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의 25%는 실력이고 나머지 75%는  '팀웍'(Teamwork)이다."   


  • 화가 나면 열까지 세라

     살다 보면 사람이나 부딪히는 상황으로 인해서 주체하지 못 할 정도로 화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화를 다스리지 못하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만 화가 나는 순간을 지혜롭게 잘 넘기면 좋은 결과가 나타납니다. 화를 다스리는 데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화가 날 때는 일단 후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입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날 때 이를 다스릴 수 없다면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 생존을 위한 낙타의 지혜

     낙타는 느릴 뿐만 아니라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먹기로 알려진 동물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낙타에게서 배울 수 있는 지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생물이 살아가기에 최악의 조건인 먹힐 염려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사막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요?


  • 물고기의 부성애

     제주도 연안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농어목 동갈돔과에 속한 줄도화돔이라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이 물고기는 수컷이 특이한 부화 방법을 통해서 새끼를 키우는 부성애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그 알을 자신의 입에 담아 부화를 시킵니다.  알에서 부화한 후에도 새끼들이 독립된 생활을 할 때까지 그들을 입안에 머금으면서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를 한다는 것입니다. 수컷 줄도화돔의 부성애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로 대단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수정란과 치어들에게 신선한 물과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가끔씩 입을 뻐끔거릴 뿐 전혀 먹이를 먹지 않습니다. 수컷이 입안에서 알을 머금는 순간부터 치어들이 독립하기 전까지 전혀 먹이를 입에 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치어들이 성장해서 수컷의 입을 떠나면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점점 기력을 잃으면서 죽기도 합니다. 죽음에 이르기 전에 입안에 있는 알들을 뱉으면 되는데도 수컷은 죽음을 뛰어넘어 자식을 향한 사랑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수컷 줄도화돔은 자신의 죽음까지도 초월하는 자식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아낌없이 주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 표본을 우리 부모님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서 가진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쏟아냅니다.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세상의 행복과 영예도 포기한 가운데 묵묵히 자녀들의 그림자가 되어줍니다. 이에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경험하는 가장 멋진 일은 이러한 가족의 사랑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하기도합니다. 새끼가 수정란에서 부화되어 독립된 삶을 이룰 때까지 죽음까지도 각오하는 수컷 줄도화돔을 통해서 부모님의 사랑과 희생을 깨닫게 됩니다.   


  • 순록의 태풍

     크리스마스 선물이 가득 담긴 산타크로스의 썰매를 끌며 멋진 뿔을 자랑하는 순록이 있습니다. 순록은 주로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의 북극지방에 서식하는데 간혹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행동을 합니다. 외부로부터 위험을 감지하면 바로 수백 마리의 순록 떼가 한데 모여서 원을 그리며 뱅뱅 도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이 태풍과 비슷하다 해서 '순록의 태풍'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순록이 이처럼 행동하는 이유는 자기의 몸과 무리를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 하려는데 있습니다. 이때 순록의 최고 속도는 시속 80km에 달하기 때문에 아무리 강한 포식자라도 쉽게 뛰어들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서 아주 흥미로운 점은 순록의 태풍 중심에는 생후 1년 미만의 새끼들이나 암컷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머지 수컷들은 이들을 중심으로 바깥쪽을 회전하면서 암컷과 새끼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무리를 지키고 보존하기 위한 생존 본능을 넘어서는 순록들의 부성애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신과 어미를 지키기 위해서 숨을 몰아쉬며 달리는 모습을 본 순록은 어른이 된 후 다른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도 달리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삶도 비슷합니다. 부모님들도 때로는 힘들고 두렵기도 하지만 자녀들이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참된 어른이 될 것입니다. 러시아의 소설가요 시인 톨스토이가 말했던 것처럼 '사랑은 자기희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행복을 향한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게 된다는 말입니다. 희생적인 사랑을 통해서 자식과 어머니를 지킬 수 있었던 아버지 순록을 기억하고 순록의 태풍과 같은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새로운 높이뛰기의 시작

    '포스베리 플롭'이라는 스포츠 용어가 있습니다. 이는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높이뛰기 종목의 한 기술로서 '배면 뛰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수들은 이 기술이 선보이기 전까지 대부분 앞으로 뛰어넘는 기술만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리처드 딕 포스베리라는 한 무명 선수는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앞으로 넘지 말고 뒤로 넘어 보자는 새로운 시험을 해보았습니다. 그는 다이빙의 재주넘기 장면을 보다가 이러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그는 높이뛰기의 한계로 여겨졌던 2m 벽을 쉽게 뛰어넘을 수 있었습니다. 


  • 작은 습관이 변화를 일으킨다

     그는 가진 것 없이 미국으로 건너와서 스무 살의 젊은 나이에 명성을 얻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잘 알려진 여성 잡지 '레이디스 홈 저널'의 편집장이 된 에드워드 윌리엄 보크의 이야기입니다. 네덜란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6살의 나이에 미국에 왔는데 그가 고향을 떠나기 전 할아버지가 한마디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네게 일러주고 싶은 말 한마디가 있다. 이제부터 너는 어디로 가든지 네가 그곳에 있기에 그곳이 어떤 모양으로라도 더 나아지도록 힘써라." 그는 처음 보스턴의 한 모퉁이에서 신문을 팔 때도 이러한 충고를 새겨두었습니다. 신문을 사러 온 손님들이 불쾌해하지 않도록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줍고 매일 깨끗이 청소를 했습니다. 신문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보고 싶은 신문이 없어서 실망하지 않도록 매일 모든 신문을 제시간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는 신문을 불편 없이 볼 수 있도록 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할아버지의 충고를 충실히 지킨 나머지 친절과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출판사에 취직하여 일하면서도 주변을 좋게 만드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보크의 주변에는 항상 좋은 사람들로 넘쳤고 미국 최고의 언론인으로 존경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습관을 만들기까지 평균 66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보크가 성실을 다해서 습관처럼 주변 정리를 할 수 있었듯이 우리의 작은 습관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노력을 통해서 만든 좋은 습관은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됩니다.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 '존 드라이든'은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 후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이루는 작은 습관은 인류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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